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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과학(Sensory Science)/시각

색으로 브랜드의 성격을 전달하는 방법― 감각의 첫인상으로 정체성을 구축하는 전략

by lotus-white-sa 2025. 5. 31.

1. 브랜드는 ‘색’을 통해 말을 건다

우리는 브랜드를 기억할 때 로고나 이름보다 먼저 ‘느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 느낌은 시각적 요소 중에서도 색상(color)에 의해 강하게 좌우된다. 색은 가장 빠르고 직관적인 감각 신호로, 인간의 뇌는 색에 반응하는 데 90초도 걸리지 않는다. 실제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색상만으로도 60% 이상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브랜드는 이 강력한 감각 언어를 활용해 자신의 정체성, 가치, 분위기, 타깃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예를 들어, 빨간색은 에너지, 열정, 긴박함을 의미하며 패스트푸드 브랜드에서 자주 활용된다. 반면 파란색은 안정감, 신뢰, 전문성을 상징해 금융, 기술 브랜드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브랜드가 특정 색을 선택한다는 것은 단순한 미적 선택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인격’을 소비자에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결정이다. 즉, 색은 브랜드가 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취하고 싶은지를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매개체라고 볼 수 있다

색으로 브랜드의 성격을 전달하는 방법
― 감각의 첫인상으로 정체성을 구축하는 전략

2. 색상은 심리적 연상과 감정 반응을 유도한다

색은 단순히 시각적인 자극을 넘어, 감정과 연상을 동반하는 심리적 언어다. 인간은 각 색에 대해 학습된 문화적 의미와 개인적 경험을 기반으로 반응한다. 예를 들어, 초록색은 자연, 건강, 성장 등을 연상시키며 친환경, 유기농 브랜드에서 자주 사용된다. 보라색은 고급스러움과 창의성, 신비로움을 떠올리게 하며, 뷰티나 예술 관련 브랜드에 어울린다. 반대로 검은색은 절제, 고급, 권위를 상징하며 명품 브랜드나 전문 제품에서 활용된다. 이러한 색상에 대한 심리적 반응은 문화와 연령, 성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공통적으로 색은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감정과 태도에 영향을 준다. 브랜드는 이런 색의 심리 효과를 전략적으로 고려해,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를 접했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게 할지를 기획한다. 예를 들어, 노란색은 경쾌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어린이 대상 브랜드나 창의적인 서비스에서 자주 쓰인다. 결국 색상은 로고나 포장에 쓰이는 보조 수단이 아니라, 브랜드의 메시지를 감정적 수준에서 전달하는 핵심 요소다.

3. 브랜드 성격에 따라 색상 전략도 달라진다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기업의 성격’을 전달하고자 할 때, 색상을 통해 그 인상을 먼저 설계한다. 예를 들어, 활동적이고 젊은 브랜드는 주로 강렬하고 선명한 원색 계열을 활용한다. 빨강, 오렌지, 밝은 초록 등은 역동성, 창의성, 친근함을 강조하는 데 유용하다. 반면 전문성, 신뢰, 안정성을 강조하는 브랜드는 파랑, 회색, 진한 녹색처럼 차분하고 안정적인 색을 선택한다. 스타트업이나 신생 브랜드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아이덴티티를 색상으로 전달함으로써 시장에서 독창적인 위치를 차지하려고 한다. ‘트렌디한 브랜드’는 계절에 따라 색을 유연하게 바꾸기도 하고, SNS 채널에서는 주된 팔레트를 유지하면서도 ‘톡톡 튀는 포인트 색’을 써서 브랜드의 성격을 강화한다. 예를 들어, 배달의민족은 하늘색과 흰색의 대비, 배스킨라빈스는 핑크+남색 조합, 인스타그램은 그러데이션을 활용한 젊은 감성으로 자신만의 시그니처 톤을 만든다. 이런 색 조합은 단지 예쁜 게 아니라, 감정적 인상과 기억 장치로서 브랜드의 성격을 고정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4. 색의 일관성과 응용은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이다

브랜드가 색을 통해 성격을 잘 전달하려면 무엇보다 일관성 있는 색상 사용이 중요하다. 같은 로고라도 매체에 따라 색이 달라지거나, 패키지에 사용된 색이 다른 마케팅 자료와 어울리지 않으면, 소비자는 브랜드를 혼란스럽게 인식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글로벌 브랜드는 브랜드 색상 매뉴얼(brand color guideline)을 통해 웹사이트, 광고, 오프라인 매장, 패키지, 유니폼에 이르기까지 색상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또한 브랜드는 색을 고정시키는 동시에, 맥락에 따라 유연하게 응용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시즌별 캠페인, 한정판 제품, SNS 이벤트 등에서는 브랜드의 핵심 색을 유지하면서도 소비자의 주목을 끌 수 있는 색 변주 전략이 활용된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는 ‘빨간색’을 핵심 정체성으로 고수하지만, 겨울에는 산타의 빨강, 여름에는 시원함을 강조하는 청량한 배색으로 변화를 주어 계절감을 입힌다. 이처럼 색상은 단순히 ‘꾸미는 요소’가 아니라, 감정, 기억, 경험을 연결하여 브랜드를 오랫동안 각인시키는 감각적 언어다. 그리고 소비자는 이 색을 통해 제품이 어떤 성격을 갖고 있으며, 자신과 어울리는지를 무의식적으로 판단한다.

5. 최종 정리

색은 브랜드의 첫인상이자, 가장 오래 기억되는 요소다. 소비자는 브랜드를 보기 전 ‘느끼고’, 그 느낌은 색을 통해 구성된다. 브랜드가 색을 선택할 때는 단순히 시각적 조화를 넘어서, 심리적, 감정적 반응까지 고려해야 하며, 그 색은 브랜드의 성격을 표현하는 ‘감각적 캐릭터’로 작용한다. 따라서 색은 디자인이 아니라, 전략이다.